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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10년 후 평택, 무엇을 남길 것인가…'평택 미래기금'은 선택이 아닌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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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7-2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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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최준구



도시는 예산으로 성장하지만, 철학으로 완성된다. 지금 평택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다. 삼성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 확장과 이에 따른 세수 증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새로운 기회다. 그러나 진정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오느냐가 아니다.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역사는 풍요를 얻은 도시보다 풍요를 다루는 법을 아는 도시를 오래 기억한다. 노르웨이는 대표적인 사례다. 북해에서 막대한 석유가 발견됐을 때 당장의 부를 소비하는 길 대신 미래세대를 위한 국부펀드를 선택했다. 오늘날 세계가 노르웨이를 부러워하는 이유는 석유 때문이 아니라, 그 부를 관리한 철학 때문이다. 지금 평택 역시 같은 갈림길 앞에 서 있다.


평택이 만난 '석유'는 바로 반도체다.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평택 재정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산업도 영원한 호황을 보장하지 않는다. 세계 경제는 끊임없이 변하고 기술 패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가장 풍요로운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필자가 최근 제안한 '평택 미래기금'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으로 확보되는 추가 세수의 일정 부분을 적립해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남기자는 제안이다.


이 기금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통장이 아니다. 경기가 어려워져도 시민들과 약속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안전판이 될 수 있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투자재원이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의 장학사업,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망,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기금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세금을 내일의 기회로 전환하는 장치인 셈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재정의 우선순위다. 최근 경기도는 투자공사 설립과 투자펀드 조성을 추진하며 시·군의 재정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는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평택 시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재원이 우선 어디에 사용되어야 하는지는 분명한 원칙이 필요하다.


평택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기지를 수용하며 오랜 기간 국가안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왔다. 삼성 반도체 역시 평택지원특별법과 국가 정책이 결합된 결과이며, 지금의 세수 증가는 그동안 시민들이 감당해 온 희생에 대한 결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재원은 누군가의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다.


평택 시민이 만들어낸 재원이라면 가장 먼저 평택 시민의 미래를 위해 쓰여야 한다. 이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지방재정의 기본 원칙이며, 지방자치의 본질이다. 이제는 재정 규모보다 재정 철학을 고민해야 한다. 얼마를 적립할 것인지,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지금 세워야 한다. 그래야 외부 환경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도시가 될 수 있다.


'평택 미래기금'은 단순한 재정정책이 아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평택의 재정주권을 지키는 선언이다. 10년 후 시민들은 평택을 어떻게 기억할까. "돈이 많았던 도시"로 기억될 수도 있고, "미래를 준비했던 도시"로 기억될 수도 있다. 그 차이는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달려 있다.


오늘의 풍요를 소비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 남겨두는 일에는 용기와 철학이 필요하다. 평택의 미래는 평택이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야말로 10년 후 시민들이 가장 높이 평가할, 우리가 남길 가장 값진 유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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