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호 칼럼] 평택시의회 해외연수 취소는 박수받을 결정…그러나 배움까지 멈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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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서인호 대표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과 다르지 않다.'
이번 평택시의회의 공무국외연수 전면 취소 결정에서 이 말의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평택시의회가 2026년도 공무국외연수를 전면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하기로 했다.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시민의 세금은 더욱 절실한 곳에 사용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필자는 이번 결정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무엇보다 제10대 평택시의회가 출범 초기부터 스스로 예산을 내려놓으며 시민 앞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시민 우선'이라는 구호를 말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행적으로 반복되던 해외 일정과 관광성 연수, 성과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외유성 출장은 이제 과감히 사라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재영 의장을 비롯한 평택시의회의 이번 선택은 시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단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공무국외연수 자체를 무조건 '혈세 낭비'로 규정하는 시각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평택은 인구 67만 명을 넘어 100만 특례시를 준비하는 도시다. 반도체 산업, 주한미군기지, 국제도시 개발, 광역교통망 구축, 환경정책, 도시재생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갈수록 복합적이고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도시를 이끌어갈 의원들이 국내 사례만으로 의정활동의 시야를 넓히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싱가포르의 도시계획, 일본의 초고령사회 대응, 유럽의 친환경 교통체계와 도시재생 정책처럼 직접 현장을 살피고 정책을 체득해야 할 사례는 적지 않다. 제대로 된 해외연수는 여행이 아니라 정책을 배우는 살아있는 교실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해외에 나가는 행위가 아니다. 무엇을 배우고, 그 배움을 평택의 정책으로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본질이다.
목적이 불분명한 기관을 형식적으로 방문하고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평택의 현안과 연계된 연구 과제를 설정하고, 우수 정책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를 조례와 예산, 행정에 반영한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연수의 전 과정이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출국 전에는 연구 과제를 제시하고, 귀국 후에는 의원별 정책보고서를 공개해 성과를 검증받아야 한다. 이제는 '어디를 다녀왔는가'가 아니라 '평택에 무엇을 남겼는가'로 평가받는 공무국외연수가 되어야 한다.
이번 국외연수 취소 결정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시민의 삶이 녹록지 않은 시기에 의회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시민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의원들의 연구와 배움의 기회까지 스스로 접어서는 안 된다. 좋은 의정은 패기와 열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끊임없는 연구와 학습, 그리고 선진 정책에 대한 식견이 더해질 때 비로소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의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지 말아야 할 연수는 과감히 없애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연수라면 당당하게 떠나야 한다. 다만 돌아올 때는 빈손이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세금으로 얻은 배움은 반드시 더 나은 정책과 제도로 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해외에 가지 않는 의회가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배운 만큼 더 나은 정책으로 보답하는 의회다.
이번 결정이 단순한 예산 반납에 머무르지 않고, 공무국외연수의 목적과 기준, 성과평가 체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절약하는 의회는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그 배움을 시민의 삶의 변화로 증명하는 의회다. 그것이 시민이 진정으로 신뢰하는 지방의회의 모습이며, 제10대 평택시의회가 반드시 보여줘야 할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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