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평택시 사회복지 1호 공무원, 농업인 정문호 평화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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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 1호 공무원에서 농업인으로, 인생 전체가 곧 복지
- 관 주도 복지 한계… "민‧관 협력만이 사각지대 없앤다"
- 평화농원 통해 기부와 봉사, 선한 영향력 실천 이어가...
▲사회복지 1호 공무원에서 농업인, 정문호 평화농원 대표
평택시 사회복지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정문호 평화농원 대표다. 그는 1991년, 경기도 사회복지 공무원 공채 1기로 발령받아 당시 평택군에 단 한 명 배치된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35년 동안 평택 사회복지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지역 복지 발전의 산증인이 되었다.
퇴직 후 정 대표는 농업인의 길을 선택해 현재 ‘평화농원’을 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직업 전환이 아니라, 농업과 기부활동을 통해 또 다른 방식의 복지를 실천하는 삶의 연장선이었다.
그의 삶은 곧 ‘복지’였으며, 공직에서 농업으로 이어지는 궤적은 관 주도의 복지를 넘어 민·관 협력과 나눔을 실천하는 상생 복지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 그를 만났다. -편집자 말-
Q. 평택 사회복지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로 꼽힌니다. 어떻게 사회복지의 길을 걷게 됐는지?
A. 특별한 계기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길이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기독교 신앙을 삶의 중심으로 삼아왔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왔고, ‘선한 영향력을 행하라’는 교훈도 늘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전공도 사회복지학을 선택했고, 졸업 후 양로원과 노인상담소, 법무부 갱생보호공단 등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1991년, 경기도 사회복지 공무원 공채 1기로 합격해 평택군에 발령을 받았죠. 당시 사회복지 공무원은 단 두 명이었는데, 동료가 3개월 만에 그만두면서 사실상 ‘평택 사회복지 1호 공무원’이 됐습니다.
Q. 당시의 평택 사회복지 환경은 어땠는지?
A. 지금과는 비교조차 안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사회복지는 ‘하기 싫은 업무’의 대명사였고, 사회적 인식도 낮았습니다. 민간 기관도 거의 없었고, 일부 수용시설만 있던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평택시 인구가 65만 명에 이르면서 사회복지직 공무원도 260명 이상으로 늘었고, 복지관이나 요양시설도 크게 늘었지요. 정말 격세지감입니다.
Q. 그렇다면 현재 평택 복지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지?
A. 저는 ‘민‧관 협력의 부족’을 꼽고 싶습니다. 그동안 양적·질적 성장은 이뤘지만 여전히 관 주도의 틀에 갇혀 있습니다. 이제는 관과 민이 함께 성장하고,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상생해야 합니다. 성남시처럼 민간과 공공이 해외연수, 워크숍, 합동토론 등을 함께 하면서 머리를 맞대야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Q. 공무원 시절에도 전국 단위 활동을 했는지?
A. 네. 2005년부터 3년간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장을 맡았는데, 전국의 사회복지 공무원 권익 향상과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또 일본과 공적부조 연구 교류도 진행했고, 보건복지부에서도 정책 수립에 참여했습니다. 사회복지사 1급 국가고시 출제위원도 맡았고요.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공공복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Q. 평택복지재단 사무처장 시절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A. 2021년 공직 퇴직 후 평택복지재단 사무처장을 맡았는데, 그 시기가 재단에 잡음이 많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전문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재단을 안정화시키고, 매년 5~7건의 연구를 통해 정책 제언을 했습니다.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가족센터 등 8개 시설을 운영하면서 평택 복지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자부합니다. 실제로 타 지자체에서 평택복지재단을 벤치마킹할 정도였으니까요.
Q. 현재는 농업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소감은?
A. 네, 지금은 ‘평화농원’을 운영하며 농업을 통한 복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진위면과 서탄면 두 곳에서 사과, 오이, 토마토, 대추를 재배하고 있고, 앞으로는 블루베리 농장까지 준비 중입니다. 공직자 시절 월급보다 더 많은 수익이 나는데, 그중 일부는 매월 7~8곳의 장애인복지관이나 지역아동센터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습니다. 제게 농업은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복지의 연장선입니다.
장애인복지에 관심이 많아 ‘푸른날개 장애인합창단 후원회장’을 맡고 있고, 초록우산평택후원회 수석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맺어 후원과 자원봉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해외 봉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현장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장애인복지관의 열악한 환경입니다. 남부장애인복지관은 접근성이 불편하고, 북부장애인복지관은 전국에서 가장 작은 규모로 직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장애인 인구가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죠. 서부권과 고덕국제신도시의 장애인복지관 설립이 속히 추진돼야 합니다.
Q.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는?
A. 제 인생 전체가 곧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농업인으로서 농어촌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힘쓰고, 농업과 사회복지를 접목해 한 단계 발전된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남은 생애도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겠습니다.
함희동 기자 seouldai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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