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호 칼럼] 제10대 평택시의회, 패기만으로 시민의 삶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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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서인호 대표
평택시의회 제10대 의회가 닻을 올렸다. 최재영 의장을 중심으로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치며 67만 시민의 기대 속에 출발했다. 원 구성도 과거 반복됐던 극심한 정쟁과 파행 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의회는 출발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다.
지금 평택은 반도체 중심의 첨단산업 성장과 평택항 물류 확대, 고덕국제신도시와 지제역세권 개발, 70만 인구를 향한 도시 팽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반면 시민의 삶이 도시 성장의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교통 체증은 여전하고 신도시와 구도심의 생활 인프라 격차, 남부·북부·서부지역 간 불균형, 부족한 교육·문화·체육시설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제10대 평택시의회의 책임이 무거운 이유다. 특히 이번 의회는 초선 의원들의 비중과 역할이 크다. 새로운 인물과 시각은 의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현장 중심의 문제의식 역시 지방의회에 필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패기와 의욕이 실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상임위원장은 명예직이 아니다. 막대한 예산과 조례, 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심사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자리다.
행정을 이해하고 허점을 찾아내며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 상임위원장 자리에 초선 의원들이 대거 배치됐다. 기대만큼 우려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초선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라는 명분으로 경험 부족까지 덮어줄 수도 없다.
예산서 한 줄 뒤에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조례 문구 하나가 시민의 재산권과 생업을 좌우한다. 집행부가 내민 자료만 믿고 의사봉을 두드린다면 의회는 견제기관이 아니라 행정의 통과기관으로 전락한다.
경험이 부족하다면 더 공부해야 한다. 모르면 묻고, 자료를 요구하고,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상임위원장 자리가 정치적 배분의 결과가 아니라 실력과 책임으로 평가받는 자리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번 원 구성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주요 상임위원장 3명이 특정 지역구 의원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시민의 시선에서는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평택은 남부와 북부, 서부지역의 생활권과 현안이 크게 다른 도시다. 의회 지도부와 상임위원회 구성에서도 지역적 균형과 대표성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
‘화합과 통합’을 말한다면 자리 배분에서도 그 가치가 드러나야 한다. 정치에서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 역시 시민의 평가 대상이다.
이미 원 구성은 끝났다. 이제 자리를 따질 때는 지났다. 그 자리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초선 상임위원장들이 우려를 실력으로 지워낸다면 제10대 의회의 자산이 될 것이다. 반대로 준비되지 않은 회의 운영과 허술한 집행부 견제가 반복된다면 시민의 평가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시민은 시의원이 행사장에 몇 번 얼굴을 비쳤는지를 기억하지 않는다. 불합리한 행정을 얼마나 바로잡았는지, 시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정책에 담았는지, 혈세 낭비를 얼마나 막았는지를 기억한다.
제10대 평택시의회에는 새로운 얼굴이 많다. 초선의 패기에 재선·다선 의원의 경험이 더해진다면 분명 새로운 의회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정당과 자리의 논리보다 시민의 삶이 먼저여야 한다.
화합하되 침묵하지 말고, 협력하되 눈감지 말아야 한다.
초선이라는 이름 뒤에 숨을 수도, 경험 부족을 변명으로 삼을 수도 없다. 맡은 자리에 걸맞은 실력과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
2년 뒤 시민들이 “걱정과 달리 의회가 달라졌다”고 평가할지, “역시 준비가 부족했다”고 말할지는 의원들의 몫이다.
시민은 이미 지켜보고 있다. 이제 오롯이 제10대 평택시의회가 실력과 행동으로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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